Shawshank redemption 2023. 2. 10. 13:58
Shawshank redemption

 

동반되는 두려움이 있기에 더욱 아름다울 수 있는게 자유다

 

여러가지 메세지가 있는 영화지만 나는 브룩스의 이야기가 가장 와닿았다...

자유란 원래가 쉽지 않다. 세상에 완전한 자유라는게 존재할 리가 없으니까.

그래도 이 영화는 그걸 위해서 계속해서 땅굴을 파다 보면 언젠가는 희망이 빛을 발하는 일이 온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레드의 삶이 앤디와의 우정으로 인해 희망을 찾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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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atar: The Way of Water 2022. 12. 26. 14:27
Avatar: The Way of Water

주변에서 들려오는 말이 많던 아바타 2편! 크리스마스 당일날 가족들과 함께 스크린 X로 시청했다. 아이맥스나 3D/4D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커다란 센터에 양쪽까지 뻗는 화면으로 보니까 영상미가 남다르더라. 이 영화는 확실히 집안 TV로 보기에는 아까울 것 같다... 세시간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몰입해 볼 수 있었다. 내용은 생각해보자면 정말 별게 없었는데, 그게 전혀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로 모든 연출이 (CG가) 아름다웠다. 나도 함께 날고, 수영하고, 싸우고 울고 웃고... ..........ㅠㅠ 영화는 참 좋은 것이다...

 

나비족이 참 좋다. 아바타 1편을 봤던게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나는게 한개도 없었는데,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순식간에 그들의 생활과 정서에 감화되어버렸다. 작중 인간들은 그들을 계속해서 야만적이라고 평가하지만 (야만=문명의 수준이 낮고 미개한 것) 나비족의 눈에는 인간들이 야만적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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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 Angeles Times 1 <

시청 끝나고 찾아본 글이다. 아바타를 보고 있으면 미국의 식민지 시대가 자연히 떠오른다. 감독 자신도 그 연결점을 대놓고 드러내는 것이 목표였다고 한다. 하지만 되려 원주민들이 '더 강하게 싸웠어야 했었다'는 메세지를 시사한다는 점, 감독도, 많은 수의 나비족 배우들도 백인이라는 점이 지적된다.

 

Lost Angeles Times 2 <

이건 제작 과정에 대해... 놀라운게 많다. 이렇게 보면 참 세상에는 돈이 많다(...)

이런 거대한 프로젝트들은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신기하다. 감독으로서 머릿속으로 그린 그림이 완벽하게 재현되는 과정이 얼마나 즐거울까?  근데 더 찾아보기에는 기력이 없어...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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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enu 2022. 11. 27. 05:56
The Menu

나름 흥미로웠던 작품... 미드소마 제질이었지만 미드소마만큼 영상미가 강렬하지도, 어딘가 펑펑 터지는 충격이 있지도 않았다. 다만 처음부터 은은하게 불편하고 은은하게 그로테스크하고 은은하게 웃긴게... 음 나쁘지 않았던것 같다. 그냥 영화 자체가 좀 웃기다. 아주 팬시한 레스토랑 하나를 잔뜩 우습게 만들고 나온 기분...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코미디언 같은 작품을 너무 좋아하는 나로선 이런 블랙코미디가 어쩔 수 없이 좋은 것 같다. 특히 주인공의 마지막 행동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영화를 보기로 한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안야 테일러 조이가 나오는 작품은 일단 감상하고 보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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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berpunk - Edgerunners 2022. 11. 10. 06:36
Cyberpunk - Edgerunners

아끼고 아껴 조금씩 보던 엣지러너 드디어 다 봤다!!

 

내용, 전개, 특정 씬들이나 대사들이 클리셰 그 자체라 진부한 감이 없잖아 있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리즈의 어느 부분도 지루하지 않게 느껴질 정도로 애니의 다른 모든 요소들이 좋았다. 색감이나 그래픽, 애니메이팅 등이 새련된 것은 당연하고... 그걸로 뽐내는 장르 특유의 짙은 디스토피아적 사펑 분위기가 다른 그 어느 사펑 장르 작품들보다도 적절하게 표현된 것 같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사회적 구조나 인물들의 감정선 등이 아무런 위화감도 없이 이해되었으니까... 브금 선택도 탁월해서 매씬 놀라면서 빨려들어가듯 감상한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캐디가 하나하나 좋았다... ... 하지만 역시 나는 초반의 데이비드와 루시의 관계성이 더 좋았다. 약하고 도움이 필요하며 이리저리 휘둘리는 역할은 역시 여캐보단 남캐여야 한다

 

엔딩이 급작스럽긴 했지만 세계관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그렇게 급작스러웠기 때문에 더욱 엣지러너다웠달까... (... ...) 사실 얼마전에 작업하면서 틀어둘게 필요해서 나루토를 조금 봤었는데, 5~10분 작업에 집중하다가 고개를 돌려도 진행된게 거의 없어서 따라가는데 문제가 없었을 정도로 모든 전개가 느렸던걸 생각해보면 확실히 애니도 세대 따라서 전체적인 스피드가 많이 빨라진게 실감난다. 고작 10편짜리 애니였던 것도 있겠지만...

 

영원히 후속작 안나왔으면 좋겠을 정도로 깔끔하고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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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rcle (2015) 2022. 10. 26. 14:45
Circle (2015)

음... 끄고싶은걸 참아가면서 시청했다. 뭔가 상을 많이 탔다고는 하는데...

사회 풍자적인 영화를 만들고는 싶었던것 같은데 그걸 너무... 못한? 듯? 걍 너무 대놓고 혐오를 드러내는 비호감인 캐릭터들이 많았어서 그런가... 비호감일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인가... ... ... 아니다 그냥 스크립트가 전체적으로 개 구렸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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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latform 2022. 10. 19. 15:42
The Platform

사회를 표현하려는 작품들은 언제나 흥미롭다. 감상하고 나면 엄청나게 불편하고 찝찝해진다. 기생충이나 이 영화처럼. 관객들에게 계속해서 외치는 것 같다, 우리는 수많은 부조리나 고통을 이면에 품은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그럼에도 누구도 이 결함있는 세상에 대한 답을 내리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영화들도 해피 엔딩같은건 주지 않는다. 다만 아주 티끌같은 희망의 조각을 열린 결말 속에 툭 던져둘 뿐이다. 더 나아지는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 분명히 있을거야, 그러니까 지금은 이런 문제들을 이해하고 통감하는걸로 충분해, 하는 것처럼.

그래서일지 감상 후에는 불쾌함 속에 또 티끌같은 위안이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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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정말로 오묘하고 신기한 영화였다. 난해한 영화라고 부르는 후기들이 많아서 이해하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의외로 내용의 이해는 간단했으나 내 감정의 동조가 이해되지 않았다. 이렇게 허무맹랑하고 어이없는 이야기를 보면서 왜 눈물이 나는거지?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픈거지? 영화를 보는 중에는 그 의문에 답할 새도 없이 그냥 몰아치는 개그와 액션에 휩쓸려가게 되었던것 같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영화는 엔딩이 나 있고, 내 양 볼은 눈물을 하도 먹어 따끔거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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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all Grass 2022. 9. 15. 03:41
In Tall Grass

호러물은 무섭지만 스릴러물은 역시 괜찮은 것 같다. 갑툭튀도 기타 호러요소들도 그닥 무섭지 않았음. 딱히 취향은 아니었다. 그냥 최대한 불쾌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만들었구나 싶은 영화. 미드소마같은 영화들도 같은 느낌이지만, 미드소마는 영상미가 굉장히 멋있었던데에 반해 이번 영화는 연출도, 연기도 어딘지 조금씩 아쉬웠다. 그래도 시간떼우기에는 나쁘지 않았던 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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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ist 2022. 7. 18. 14:54
The 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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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gun: Maverick 2022. 7. 5. 01:33
Topgun: Maverick

영화관에서 나오자마자 끊임없이 '재미있었다!!!'를 연발했다.

진짜... 재밌었다. 오리지날 탑건은 본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이 영화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찾아보지 않고 그저 트위터의 '진짜 재밌다'는 영업트들과 아빠의 '진짜 재밌다'는 톡만을 가지고 영화관에 들어간게 전부였지만... 충분했다. 그냥... 진짜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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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에 미친 남자들 (왜 꼭 주변에 하나씩은 있지 않은가) 의 욕망을 조금은 이해할 수가 있겠더라. 이런걸 보고 어떻게 공기를 가르는 속력에 대한 로망을 참을수가 있을까??? 이 영화는 누구나 열광할만한 요소를 빠짐없이 가지고 있다. 잘생긴 (이제 연륜도 쌓인, 그래도 여전히 잘생긴) 주인공, 그 주인공의 간지나는 직업, 무대뽀정신, 그리고 각국의 어리고 창창한 탑 파일럿들을 압도해버리는 실력까지! 거기에 이제 특유의 선글라스와 자켓을 얹으면 그냥 관객은 죽어나갈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래서 탑건이 그렇게 유명했구나.

 

어쩔 수 없이 환상을 심어주는 세상의 작은 부분들이 있다. 예로 정부 소속 기밀 직군들이라던가. 범죄라던가. (범죄미화의 가능성은 언제나 조심또조심)운동선수들의 메이저리그라던가. 아이돌이라던가. 아무튼 몸을 깐지나게 쓰는 직업들, 머리를 깐지나게 쓰는 직업들, 사람들. 그런 것들의 멋을 최대한으로 보여주는 매체들을 접하고 있으면 내가 사는 세상이 정녕 저런 것들도 품고 있는건가 싶어질때가 많다. 그야 나는 방구석에서 타닥거리며 돈을 벌고 타닥거리며 공부하고 타닥거리면서 노는게 전부니까... 아니 이렇게 말하니까 진짜 히키코모리같네

아무튼.. 그러니까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이겠지. 내것은 될 수 없는 감정과 경험들을 이렇게 대리로 가져볼 수 있으니까.

 

여담으로 톰크루즈가 올해 60세라고 한다. 창창하신 정도가 아니라 이건 좀 탈인간인듯

똑같이 출연하고 똑같이 나이드신 켈리는 재출연 제의조차 받지 못하셨다는데

세상은 너무 불공평한듯

 

+ 바로 다음날 탑건 1도 봤다! 짙은 옛날 감성 때문에 조금 힘들긴 했지만 역시 대작인 만큼 심심하지는 않더라. 더불어 두 영화들 사이의 연결점들을 찾는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크리시가 마하2를 언급했을때 엄청 놀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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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트위터를 하며 가뜩이나 덜 읽던 책을 더 안 읽게 되었건만, 이번에는 트위터 때문에 이렇게 책 하나를 붙들고 며칠만에 완독까지 달렸다. '절대로 스포 없이 읽으세요, 줄거리도 리뷰도 보지 말고 읽으세요' 하는 꼭 티알 시나리오 안내트윗급 자극적인 신비주의 영업멘트에 홀려버리는건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않나..

 

그렇게 홀라당 넘어가버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간만의 독서는 정말로 신선했다.

아래는 딱히 스포일러는 아닌 것 같지만 어쨋든 책에 대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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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논하는 여러가지 과학적 사실들과 인물들의 이야기, 철학적 고민들 등을 떠나 나는 이 작가의 글 실력이 읽는 내내 너무나도 부러웠다. (정확히는 작가의 글이 한글로 번역된 글을 읽었으니, 작가의 글 실력과 번역가의 어휘에 함께 감탄한 것이겠으나 말이다.) 최근 들어 여러가지를 경험하고 느끼며 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생각들과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감정들이 많아졌다. 문제는 이게 통 무슨 생각인지, 무슨 감정인지 이름을 붙일 수가 없다는 것이다. 내 자신에게 이 오묘함을 설명하는것조차 어렵다! 삶과 죽음, 외로움, 삶의 목적, 각종 밈들에 자주 등장하는 실존적 의미 따위의 갖은 장황한 개념들에 대해 깊게 고뇌해볼 필요성을 한번도 느끼지 않으며 마음 편히 살다가 갑자기 별의 별 생각들이 물밀듯 쓸려오는 날들을 마주하고 있으니 그런 것이겠지. 그러한 추상적이고 까마득한... '것들' (감정이라고 생각이라고 칭하기에도 애매하다)을 유려하게 표현한, 적어도 표현하려고 애쓴 이 작가의 글은 내게 시원한 감각을 안겨줬다. 문장 하나하나가 주는 쾌감이 있었다. 룰루의 고민과 혼란과 방황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혼돈'이라는 단어의 운용도! 아주 작은 우물 속에서 커왔던 나는 최근 들어 법과 규칙과 과학과 모럴로 질서정연하게 돌아간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이 세상에 대해 낙심하고 놀랄 때가 꽤 자주 있었는데, 그게 이 단어 하나로 설명이 되는 것만 같았다. 세상은 혼돈이다.

 

결국 그 혼돈 속에서 룰루가 찾아낸 빛은 사실 그닥 놀랍지 않았다. 혁신적이지도 않았고, 내게는 꽤나 당연한 개념이었다. 그 지점에서 김 빠지는 아쉬움을 느꼈다는 사람들의 리뷰 글들도 꽤 보였다. 하지만 이 부분이 김 빠진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책을 평가절하하기에 내게는 룰루가 그 당연함으로 이르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할 수도 있는 생각을 하기 위해 어떤 사람들은 힘겹게 고금분투를 한다. 룰루는 광적으로 과거와 과학의 파편을 쫓으며 자신과 그것들의 연결고리를 만들어내었다.

이런 과정은 정말 판타지와도 같은 것 같다. 정답도 퇴로도 없는 미로 속에서 온 세상 사람들이 각자 헤매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이 책이 적힌 방식이다. 과학서적이라 부르기에 이 책은 과학적 발전과 흐름에 지나치게 주관적인 의미부여를 한 감이 있고, 역사서적이라 부르기에는 부족한 정보가 많다. 조던의 전기라고 부르기에는 개인사가 너무 섞여있는 것 같고, 그렇다고 자서전이라 부르기에는 룰루 자신의 이야기도 아주 얕게만 녹여내었다. 그럼에도 그 모든 장르로 이 책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이 책에서 받아들이고 싶은 것은, 이 책이 주는 가르침이나 교훈, 혹은 과학적 지식들보다는 이 작가가 표현하는 생각의 방식인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니 논픽션 장르의 책에 대한 새로운 매력이 솟아올랐다.

 

비슷한 책이 뭐가 있으려나. 논픽션 책들 중에서도 빨려들어가듯 읽게 된다며 유명한 책 하면 코스모스가 떠오른다. 아직 안 읽어봤으니 그걸 다음 책으로 잡아도 되겠다.

 

이 책을 지금 읽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잡았었다면 작가를 괴짜 취급했을 것 같다. '아니, 왜 이렇게 드라마틱해?' 하고 생각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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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2 2022. 6. 20. 12:19
범죄도시2

엄마께서 손석구를 보고싶어하셔서 이 영화를 보게 됐다. 그것도 cgv 극장에서! ㅋㅋ (한국 간줄)

조폭액션 영화들은 더이상 그닥 취향이 아닌 것 같다. 단순한 스토리, 단순한 주인공.. 그냥 마동석의 캐릭터성을 위해서 만들었구나 싶은 영화였달까. (작중 마동석 캐릭터의 이름조차 기억이 안 난다. 그냥... 마동석이었음.) 물론 보고 있으면 재밌긴 하다. 액션이 주는 쾌감과 범죄도시 특유의 개그코드 등 빨려들어가지 않기 어렵다. 그런데 뭔가... 뭔가 마음에 안 들었다. 뭐였을까. 스토리의 깊이나 교훈 등의 부재를 단순 잔인함과 피비린내 나는 자극으로만 꽉꽉 채워놓는 현상이 별로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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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mitation Game 2022. 6. 19. 13:51
The Imitation Game

무심코 켠 넷플릭스 홈페이지를 둘러보다가 언제나 눈에 밟히던 영화를 틀어보았다. 그리고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이 영화는 세계2차대전의 전쟁영웅이자 천재적인 수학자, 앨런 튜링의 일생과 업적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안 그래도 지난 학기, 컴퓨터의 시초가 되었던 기계의 개발자로서 배웠던 이름이 튜링이었던지라 영화에 대해 조금도 모르는 채 냅다 재생을 눌렀던 입장으로서 적잖이 놀랐다. 그리고 그렇게 감상한 튜링의 업적은 내가 수업시간에 배운것 그 이상이었다. 이런 때에는 참 영화라는 매체에게 감사하게 된다. 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놀라운 업적들이 대중에게 알려지지 못하고 묻혀버렸을까? 튜링은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지나치게 이르고 불명예스런 죽음을 맞이했지만, 그 이후 뒤늦게나마 업적을 인정받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역시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다... 강박증 있는 천재의 역할이 고냥 수트처럼 따악 맞는다. 아 이렇게 적고 있으니 셜록홈즈가 또 보고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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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inite Storm 2022. 6. 7. 14:56
Infinite Storm

보는것만으로 기가 아주 쫙쫙 빨렸다. 얼마나 빨렸냐면 보다말고 중간에 목에 담이와서 비명을 내지르기까지..

그렇게 재밌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내용이라는게 참 놀랍다. 세상에는 대단한 사람들이 많다... 사실 내 눈에 등산하는 사람들은 전부 광기에 휩싸인 사람들 정도로 보인다. 그래도 팸은 정말로 대단해... ㅠㅠ

그리고 또 인상깊었던 부분은... 연출에 bgm을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 내내 화이트노이즈같은 설원의 바람소리가 쓍쓍 불어댔는데 그것때문에 배로 고통을 함께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

요즘 리뷰가 다 힘이 없다... 왜냐면 영화보고 나면 지쳐버리고 마는 저질체력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하 나는 저럿게 조난당하면 1시간만에 죽어버리고말거야. 나도팸처럼... 강력하고멋찐여자가돼야지... 운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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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

재밌었다!

분명 재밌었는데...

 

마블 영화들은 많이 봐왔지만... 이번만큼 극단적으로 유치함을 느끼며 본 영화는 간만인 것 같다. (ㅋㅋㅋㅋㅋ) 동생과 시청하는 내내 둘다 계속 웃음이 나와서 (아니 헛웃음이라거나.. 어이없어서 웃는 그런건 아닌데 그냥 너무 진지해야 할 순간들에도 오그라드는 유치함에 웃음이 나옴...) 죽는 줄 알았다... 나는 아직도 이 특정 씬들이 의도된 웃음포인트를 노린건지 아닌건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이게 영화가 안 좋았다는 뜻은 아니다. 뻔하디 뻔한 특정 연출들과 흐름, 대사 등등도 영화를 '안 좋은 영화'로 만들지는 않는다. 내 동생은 마블을 영화계의 소년만화라고 부르던데, 뻔함은 뻔한 이유가 있는 거니까. 마블은 그러한 진부함을 멋지게 연출하는걸 아주 잘 한다.

 

아래는 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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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함이라 하면... 예로 아메리카의 능력 운용 방식이라던가 (허공에 펀치하면 별모양 포탈이 나옴) 닥스가 또다른 닥스와 싸울때 음악으로 싸운 것이라던가 (정말 좋은 개념이긴 한데 이걸... 영화로 보니까 너무... 웃기더라...) 닥스가 드림워킹하여 자신의 시체로 들어갔을때 좀비처럼 온 관절을 뽀그닥뽀그닥거린 연출이라거나 (내 동생은 이게 의도된 웃음포인트였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악마들에게 휩싸이는 연출이라거나 (해포 디멘터의 한 10번정도 다운그레이드된 버전처럼 보였다) (악마들은 끼요오옷 하고 비명도 지른다!)

 

뻔한 연출이라 하면... 완다의 지속적인 마녀적 연출이라거나 (빨간 눈으로 갑툭튀하는 장면들이 많아서 깜짝깜짝 놀랐엇다ㅠ 갑툭튀못보는편) 완다가 순식간에 교화당해버린 너무나 뻔한 방식이었다던가 (마녀가 되어버린 자신을 무서워하는 아이들의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물론 진부함과는 별개로 너무너무 슬퍼서 나도 같이 울었다.) 아메리카가 능력을 각성하게 된 순간의 그... 감동 없는 당연함이라던가.

 

물론 위의 모든 사항들은 마블을 볼 시 당연시해야 할 부분임은 알고 있다. 마블의 영화들 내에서도 자주 블랙코미디적으로 쓰이는 요소들이기도 하고.

 

그저 뭐랄까... 여러가지로 마블식 양산형 영화적 요소들이 눈에 분명하게 띄어 그런 감상이 들었던 영화였다. 그래도 모든걸 떠나서 영화를 즐겼냐 묻는다면 분명 나는 즐겼다! VFX가 오지는건 말할것도 없고 무엇보다 엘리자베스 올슨의 완다 연기가 가장 인상에 남았다. 전의 마블작들을 본지가 꽤 되어 앞뒤 상황이 긴가민가한 상태에서 감상했는데, 그런데도 완다의 뿌리깊은 슬픔과 절망은 처음부터 끝까지 무엇보다 강렬하게 느껴졌으니 이 배우는 얼마나 연기를 잘 하는가... 완다는 제발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완다비전을 봐야만 하겠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다.

 

(그런데 뒤늦게 이런저런 후기들을 찾아보니 영화 자체가 하나의 장대한... 완다캐붕이라는 평이 많다는걸 알게 되었다. 캐붕의흐름또한 너무나당연하게 만들어버리는 당신의 연기력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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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Happened to Monday 2022. 5. 29. 17:56
What Happened to Monday

정말 재밌게 감상했다! 옛적에 영화 소개만 보고 재밌는 소재라고 생각했던것이 문득 생각나서 시청해보았는데, 예상과는 많이 다른 전개에 보는 내내 헉.. 헉..! 하고 놀랐던게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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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놀랐던건... 일단 제목부터가 월요일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가를 묻고 있으니, 내용의 전반적인 흐름은 추리와 진상파악으로 이루어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웬걸, 메인 플롯이 시작되자마자 '우린 다 들통나버린거야!' 하고 공개되고는 쌍둥이들이 막 픽픽 죽어나는 것이다...! (ㅠㅠ) 아주 짧은 사이 일곱 쌍둥이 각각의 캐릭터성들이 너무나 잘 어필되었기 때문인지 하나하나 정이 쌓여버려 아이들이 죽을때마다 유독 마음이 아팠다. 아니 정말 이상할 정도로 마음이 아팠다. 보통 영화들에서 캐릭터들이 이렇게 조연마냥 죽어가는건 아무렇지도 않아야 정상인데... 일곱 쌍둥이는 곧 하나기 때문에, 스크린 타임 얼마 채우지도 못하고 죽어버린 아이들마저도 조연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엔딩에서는 또다른 반전 요소에 놀랐다. 먼데이가 쌍둥이를 배고 있었어. ㅠㅠ 살아남은 아이들이라도 꼬옥 행복해야해 얘들아...

 

또 놀랐던 요소는... 일곱 쌍둥이의 배역을 전부 홀로 소화해낸 배우 누미 라파스의 이야기다. 영화 감상이 끝나자마자 몇가지 인터뷰와 기사들을 읽어보았는데,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나보다. 아침에는 하나의 씬을 찍고, 그 하룻동안 그 씬에 대한 몇 번의 각기 다른 반응 씬을 찍어야 했었다고. 다섯 달동안 일곱 명의 자신에게 붙잡혀 배우 본인의 자아는 사라져버린것만 같았다고 하며, 영화 촬영이 끝나고서는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올때까지 적어도 삼주가 걸렸다고... ㄷㄷ 그럼에도 그런 투혼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누미는 완벽하게 일곱 배역들을 소화해내었다. 일곱 쌍둥이 전부 매력이 터졌고 나는 이 배우의 팬이 될 것 같다...

 

그리고... 다 똑같이 생긴 일곱 쌍둥이들인데도 유독 써스데이에게 (처음부터!) 애착이 갔던걸 보면 난 역시 숏컷여성이 좋은 것 같다. 써스데이 평생 행복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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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살인 2022. 5. 29. 17:43
공기살인

연기들이 다들 조금씩 어색했다거나, 회사 임원들을 너무 대놓고 악의 조직처럼 연출했다거나, 소소한 영화적 요소들이 걸려 시청 중 비판적인 말들을 하니 옆에서 함께 시청하고 계셨던 엄마께서 그러셨다. 이 영화는 아마 영화로서의 목적보다는 이 사건을 겪은 사람들이 이러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이 역사 속에 묻혀버리지 않도록, 기억해달라는 뜻으로 제작한 영화에 가까울 것이라고. 그렇게 보니 영화가 완전히 다르게 보였다.

비리와 죽음은 정말이지 생각보다 우리의 삶에 가깝다는걸 느꼈다. 우리 가족도 이 영화의 소재로 사용된 살균제를 사용했었다. 나는 어렸을 적 천식을 앓았었고... 조금만 잘못되었으면 우리 가족도 영화에 표현된 가족들과 비슷한 경험을 겪었으리란 사실이 무섭고 또 그걸 버텨낸 타 가족들의 이야기가 무척이나 아프게 전달되었다. 더불어 화면 너머로 느껴지는 무력함은 아직까지도 느껴진다. 드디어 이겨냈어, 와도 같은 승리의 엔딩과 함께 기업의 사람들은 감옥으로 가게 되었지만, 크레딧이 올라오기 이전, 몇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도 싸우고 있는 피해자들의 모습이 다시금 비춰지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부분에서야 비로소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이 세월호 참사와 비교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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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왕별희 2022. 4. 2. 01:12
패왕별희

트위터에서 하도 난리길래 봤다.

지무비의 소개만 보고 바로 감상한지라 다들 잔인하다고 할때 처벌적, 폭력적으로 잔인한줄 알고 봤는데... 심적으로 잔인하더라...

마음 아픈 사랑 이야기에 더불어 공산당의 행보를 이런 매체로 현실감 있게 접한건 거의 처음이라 (관련 주제의 픽션 영상물을 보는게 처음인듯?) 여운이 길게 남았다. 더불어 장국영의 작품을 보는것도 처음이었는데, 왜 사람들이 장국영 장국영 하는지 단번에 깨달을 수 있었다. 온몸으로 발산하는 매력과 처연함에 정말 순식간에 빨려들어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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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 Side Story (2021) 2022. 3. 17. 02:12
West Side Story (2021)

흥행이 그렇게 좋지 않아 개봉한지 고작 넉 달이 되었는데도 근처의 영화관들에서는 상영이 끝나버린 영화. 그럼에도 한시간을 달려 이걸 상영하는 영화관을 찾아가 작품을 감상했다. 이 영화는 내게 개인적으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시퀀스는 내가 고등학교 시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큰 무대에서 처음으로 연주해보았던 곡이었으며 그때의 기억은 아직까지도 나의 심장을 벅차오르게 하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 영화를 보고 연주를 했었어야 했었는데

 

스티븐 스필버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1961년도 영화의 리메이크다. 1961년도 영화는 그 당시의 뮤지컬을 토대로 만들어졌으며, 그 뮤지컬은 온 세상의 대표적인 사랑 이야기, 로미오와 줄리엣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내용의 바탕이 역사적으로 두터운 만큼, 영화를 보다 보면 절로 인상이 굳게 되는 부분들이 있다. 후반부로 갈 수록 인물들은 평면적이게 느껴지고, 감정선은 격하고, 전개는 막장드라마식으로 극단적이다. 하지만 단순히 구시대적이라 부르기에는 옛 문학의 매력을 듬뿍 담아낸 스토리라인이니 나는 이 영화에 대한 혹평들을 'reminiscence'라는 한 단어로 변호하고 싶은 마음이다. 현대에서 만들어진 영화라고 무조건적으로 현대적인 재해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아래는 접힌글... 딱히 큰 스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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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끝내주게 아름답다. 이래서 내가 뮤지컬 영화를 좋아해, 라고 말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작품성. 영화를 보는 내내 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모든 등장인물들의 동작 하나 하나가 예술적이고, 견고하게 짜여진 코레오그래피는 감탄스럽다. 스타일링과 색만으로 완벽하게 제트파와 샤크파를 구분짓는 선택은 탁월했다. 레너드 번스타인 작곡, 뉴욕과 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음악은 라인업 아깝지 않게 너무 멋져서 가끔씩은 스크린에 나오는 영상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ㅠㅠ흐아앙... ... 물론 이건 과장이다. 스크린에는 계속해서 집중하고 있었다. 연기자들의 춤선도 놓치기가 싫었기 때문이다.

 

나는 유독 중반의 곡 <America>에서 아니타와 여자들, 그리고 베르나르도와 남자들이 주고받는 장면이 가장 인상깊었다. 아니타의 연기자 아리아나 데보스는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던데 정말 그럴만했던 것 같다... 이렇게 임팩트 있게 눈에 들어온 조연은 간만이었다. 또한 그 곡의 주제에 개인적으로 깊이 통감이 되었던 것도 같다. 물론 슬럼가라는 배경과 편견과 차별이 난무하는 굉장히 극단적인 조건들이기 때문에 이 영화의 푸에르토 리코 사람들의 심경은 나의 상황과 분명 깊이가 다르다. 하지만 이 곡에서 남자들이 대변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과, 여자들이 대변한 이곳이 좋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내 안에도 분명 양극으로서 존재하기 때문에 와 닿았다. 정말이지 이민의 어려움은 이야기를 해도 해도 끝이 없는 듯 하다. 물론 이 영화가 시사하려 한 메시지는 분명 그 뿐만이 아니나.

 

...

 

더 주절거리고 싶지만 피곤해졌다..

앓이 하나만 보고가주세요

Riff라는 앙큼한 상큼이가 나오는데 영화 후반부 내내 이친구때문에 나혼자서 가슴이찢어졌음... 그렇게...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아니 왜 비중이 크지 않지?? 안톤 이 나븐새기 사랑이중요하다고는하지만... 아.. 아니야... 사랑은중요하지... 하지만여러분 Riff라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기억해주세요... 많이 삐뚤어지고 바보같은아이지만... .........소중해요

 

이 영화 배우들 하나같이 팔근육 다리근육들이 오져서 또 눈이 즐거웠다.

 

역시나 최고였던 아메리까도 감상하고 갑시다.

이영상만 보면 당신도이영화보고싶어질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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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ree Idiots 2022. 3. 6. 05:52
Three Idiots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발리우드 영화.

본걸 또보고 또보고 또보며 곱씹고 되새김질하는걸 가장 좋아하는 나기에 이 영화를 본 것도 이번이 아마... 음... 열번째가 넘지 않았을까? 하지만 유독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한 요즘 또 이렇게 간만에 보니 감회가 새롭다. 절대로 내 기억력이 나빠서 열번 본 영화의 줄거리도 까먹었기 때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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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자면 어쩔 수 없이 어이가 없다. 시네마토그래피는 촌스럽고 (2009년도 발리우드 영환데 당연하긴 하다), 저 시대 인도 명문대들이 정말로 그랬을지 나로서는 모를 일이지만, 대학교와 교수님의 설정은 극단적이고 주인공들은 제목답게 얼간이들이다. 현실성을 따지면 뒷목을 잡을수밖에 없게 되는 플롯들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걸 넘어서 바라보자면 이 영화는 풍자로 똘똘 뭉쳐 있다. 모든 캐릭터들이 현실에 있을법한 진로적 문제를 직면하고 있으며, 악인으로서 등장하는 몇 캐릭터들(바이러스, 차투르)이야말로 더욱더 현실적인 현대 교육시스템의 폐혜를 사상으로서 대변한다. 비현실적이라 보여지는 인물은 단 하나, 모든 등장인물들에게서 인정받고 사랑받고 존경받는 주인공, 란초 (*스포일러*) 뿐. 그러나 알고 있었는가... 그는 현실인물에게서 모티브를 따온 캐릭터이다! 소남 왕축(sonam wangchuk), 인도의 엔지니어이자 교육 개혁가. 인공 빙하(Ice Stupa) 등의 에코프랜들리 엔지니어링으로 유명하고, 라다크 학생 교육 문화 운동 (SECMOL)을 창립하였다. SECMOL 캠펀스는 태양 에너지로 운영되며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하나의 체제로서 굳어버린 현실 속에서 그저 비현실적으로만 보이는 캐릭터의 사상을 정말로 세상에 전파하고 있는 사람이라니, 너무나 낭만적이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우스꽝스러운 만큼 마음 아프게 와닿는다.

 

솔직히 와닿는다 하더라도 나에게 당장의 변화는 없다. 나는 여전히 두려움에 떨며 미래를 걱정하고 성공을 걱정한다. 지금 대학에서 배우는 과목들은 내가 배우고파 배우는게 단 한개도 없다! 너무 늦은 전과로 인해 6전공을 해야 하는 바람에 수업 바깥으로 내가 원하는걸 독학할 시간도 겨우 짜내야 있을까 말까한 상태. 나는 지금 멈춰있는걸까? 지금 배우고 있는 것들이 과연 나에게 도움이 될까?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로 가는 데에 연료가 되어줄 수 있을까? 내가 하고픈 것은 뭐지? 나는 이 세상에 어떠한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수나 있는 것일까? 수많은 생각들로 시끄럽던 어젯밤의 머릿속이 떠오른다. 그에 대한 해답을 명확하게 내리기에는 내게 란초같은 현자가 없고, 라주나 파르한처럼 하고싶은 바가 명확하지도 않다. 인생은 발리우드 영화가 아니다.

 

그러나 언젠가, 내게 분명한 선택의 순간이 다가온다면 이 영화의 메세지들이 내 선택들에 어느정도의 무게를 싣게 되지 않을까.

"넌 틀린 길을 걷고 있어. 성공은 네가 따라가는게 아니야."

재능과 행복을 쫓으면 성공이 따라온다는 그 말이 진실되기를 나는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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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란초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이번에 영화 보다가 당황했다..

아니.. 저 현명한 녀석이 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데헷스러운 미소를 짓는데 왜이렇게 귀엽지

피아가 키스할래니깐 급하게 헬멧 아래로 탁 내려버리는거 왜이렇게 귀엽냔 말이다

키쪼끄만것도 귀엽고 잠깐!! 그만둬 아저씨모에화하지마...!! 그만둬....!!!!!!

 

뽀뽀받고 데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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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난 인도 노래들도 정말 좋아한다.

힌디라는 언어 자체의 뭔가... 빨리감기를 디폴트로 걸어둔것같은 억양 발음 등등도 좋아하지만...

 

함께 이 영화의 대표적인 음악을 감상하고 갑시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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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에게 2021. 12. 30. 14:59
윤희에게

최근 들어 정말 이것저것 많이 봤는데 (퀸즈갬빗도 세번째 정주행을 끝냈고, 블랙미러의 두번째 에피소드도 흥미로웠고, 엔칸토도 봤고, 아케인도 정주행을 끝냈고...) 적는게 귀찮아서 업데이트를 안 했다. 하지만 단순 기록용으로라도 넣어두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시간 들여 글을 쓰지 못해도, 적어도 기억할 수 있게...

 

이 작품은 소중한 연이 추천해서 보게 되었다. 보면서 또 (또) 울었다, 한 다섯 번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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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 작품을 봤기 때문에 더 여운이 남았던 것 같다. 트레일러조차 찾아보지 않았다. 그리고 처음 영상이 시작되었을때, 편지를 읽는 나레이션이 이어졌다. 여기서 이미 윤희에게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는 사실을 느꼈다. 그 편지에는 너무나 깊은 진심과 그리움이 담겨 있었으니까. 그리고 엔딩, 윤희의 편지를 읽는 나레이션을 들으며 나는 생각했다.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도 이렇게나 아름다울 수 있구나 하고.

분명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감정이다. 그 감정의 힘에 대한 생각을 요즈음 많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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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디슈 2021. 9. 11. 05:59
모가디슈

언젠가 제대로 후기를 적고 싶다.

최근 일터에서 자기소개 글 적는데 가장 좋아하는 영화를 모가디슈라고 적었다. 액션적인, 연출적인 요소도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으나 이 영화가 표현한 전쟁(내란)의 무서움은 무엇보다도 현실적이고 자극적이어서... 영화 시청 내내 나는 펑펑 울고있을 수밖에 없었다. 영화볼 때 내가 우는 것이야 한두번이 아니겠지만 (..) 이번에는 슬퍼서 혹은 감동적이어서 운 것이 아니다. 무서워서 울었다. 실제 세상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전쟁들의 실상을 눈앞에서 보는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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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ARIUM 2021. 7. 27. 13:02
VIVARIUM

꽤 오랫동안 마랑님 추천에 트위터 추천으로 간간히 들어오던 영화... 비바리움. 오늘도 홍보트윗 하나를 마주했는데 갑자기 삘이 탁 와서 틀어버렸다. 전체적으로 크툴루 같다는 감상평들이 많이 들려왔었는데... 역시나. 찐 크툴루감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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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부터 알 수 없는 듯한 그 흐름과, 서서히 이어지는 광기, 광기로 인해 일어나는 집착증, 불화, 그리고 결국에는 이른 죽음까지... ... 자를 대고 그려놓은 것만 같은 크툴루 레일로드. 솔직히 매번 초장연적 공포를 다루는 영화를 볼때마다 이런 생각하게 되는게 조금 아쉽긴 하다... 너무 익숙해져서 그 틀에 맞춰서 감상하게 되는 것 같달까? (어라 이전 영화 감상평에서도 비슷한 소리를 했던 것 같은데) 아니면 그냥 이런 틀 자체가 대중적으로 진부한걸까. 나름 마이너한 내 관점을 믿을수가 없으니 감상에 확신을 담을수가 없다 ㅡㅡ;; 언제나 이게 내 문제다.

 

아무튼 그런 이유들로 내용 자체가 엄청 독창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후에 설명 유튜브도 하나 찔끔 봤는데.. (솔직히 크게 얻어갈만한 새로운 정보는 많지 않을 것 같아서 끊었다) 그 영상의 스피커도 내 생각과 같은 말을 하더라. 초반에 새가 나오는 장면으로 지나치게 스포일러를 한 것처럼 느껴졌다고... 새의 장면은 확실히 굉장히 직관적이고 앞으로 나올 모든 내용을 암시한다. 하지만 이 논점에서 내가 느낀 것은, 이 영화는 내용의 독창성이나 반전 (반전이 없는게 반전이었지만), 암시하는 메세지의 강력함 ... 뭐 그런 것보다는 압도적인 연출로서 밀고나가려는 느낌이 강하지 않았었나 싶은.

 

그래서 이야기해보자, 연출.

비바리움은 너무 대놓고 드러내는 공포 요소 없이 공포감을 조성하는 데에 기막힌 연출력이 있었다고 느껴졌다... 특히, 조금씩 조금씩 어머니라도 된 마냥 마음을 열어가던 젬마가 아이의 본 모습을 보게 되는 순간 순식간에 돌변해 울먹이고 절규하면서 '집에 가고 싶다'고 외던 장면은 정말 최고였다! 연기자들이 연출을 잘 했다... 그리고 구성이 심심하지 않도록 탁월했다. 셋 뿐인 등장인물, 한정된 공간, 한정된 (반복되는) 하루하루의 안에서 보여지는 느릿한 변화와 광기의 돌입, 공포감의 조성으로서 스크린타임을 빵빵하게 채워낸 느낌.

 

그리고 이건 여담이지만 젬마 액터가 너무 좋다. 특히 목소리랑 발음이 어우러지는게 너무 죠아.

 

아래는 마녀1 약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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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영화 마녀를 보다가 문득 든 생각.

마녀에서 나오는 자윤이의 아버지가 이런 말씀을 하신다. "네가 뭘로 태어났든, 우리는 널 그렇게 키우지 않았으니께." 그걸 듣자마자 불현듯 비바리움이 떠올랐다.

 

만약 부모격의 캐릭터들이 맡겨진 아이들을 정성스래, 사랑을 담아 키워줬다면? 그랬다면 아이들은 조금이라도 인간성을 키워 부모들의 탈출을 도울 수 있었을까?

...어찌됐든 영화가 의도한 딜레마는 아니었을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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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tain America : The Winter Soldier

애인이랑 (어게인) 요즘 도장깨고 있는 마블 시리즈의... 몇번째지? 일곱번째?

 

마블은 보면 볼수록 반복적으로 들게 되는 감상이 매번 똑같다.

1. 정말 잘만들었다.

2. 정말 돈 쏟았다.

3. 배우들이 정말 쩐다.

4. 정말... 잘 만들었다.

 

나는 매 의도된 눈물버튼 씬마다 자동적으로 후두둑후두둑 열심히 우는 쉬운 관객이지만... 마블의 영화들을 보고 있으면 스토리라인에서 무언가 깊은걸 느껴내거나 교훈을 얻기 전에... 매번 시네마토그래피 그 자체에 감동하느라 다른 곳에 눈이 돌아갈 새가 없다. 긴 시간 영상학을 배우고 싶었던 (현재진행형이다) 입장으로서는 매 씬마다 놀라울 구석들만 한가득이다. 정통적인 영화쪽 사람들의 시선에는 어떨지 잘 모르겠으나... 어쨌든 내 눈에는 정말 쩔게 잘 만드는 시리즈 같다... 머싯다진짜.

히어로들을 히어로라는 단어에 걸맞도록 간지를 끼워맞추는 스토리라인, 영상미, 배경음악들, 대사 하나하나, 배우들의 연기 하나하나가 주옥같다... 온세상이 열광하는 인물들 몇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얼마나 많은 돈과 고뇌와 애정과 스트레스가 쓸어담긴 것일까. 창작의 세계는 이래서 좋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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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길게 떠들건 없다. 지금 졸리다 자고싶다...

하지만...

윈터솔져... 버키... 잘생겼다.

그리고 내 마블 최애는 언제나 아이언맨이었는데... 최근에 날이갈수록 블랙 위도우 되어가는것같다 블랙위도우 단독영화가 너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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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TV판! 다 보는 데에 오래도 걸렸다.

마성마기 인세인 시나리오를 가기 위해서 처음 보기 시작했던 것이 거의 6개월 전이었는데(ㅋㅋㅋㅋ) 내가 그림체를 생각보다 많이 타는 것인지... 최근에 애니를 영 안 봐서 항마력이 떨어졌는지 약간 후에에스러운 감성도 그렇고 나랑 여러모로 안 맞아서 (ㅠㅠ) 줄거리만 파악해두기로 하고 영 보지를 못하고 있다가... 계속 마마마가 그렇게 좋다는 트윗들이 자꾸 보이니 눈딱감고 더 보자 같은 느낌으로 오늘 8화를 봤는데.... 갑자기. 너무?? 재미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자리에서 12화까지 쫘아악 봐버렸다. 그리고 막화 엔딩곡이 나오고 있을 적의 나는 눈물을 좔좔좔 쏟고 있었다.

 

하.... 호무라.......... 최애사유는 제일 애잔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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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시리즈를 보면서 공감을 찾는데에 어려움을 느꼈다. 그래서 7화 볼때까지만 해도 영 더 보고픈 생각이 들지 않은 듯. 예를 들어 마법소녀의 비밀이 조금씩 드러날 무렵, 소울 젬이 본체이며 몸뚱이는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을때 아이들이 심각하게 절망했는데... 나는 큐베랑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소울젬만 있으면 무적이란 소리니 되려 좋은거 아냐?) 아.. 큐베적 생각의 흐름만은 안돼..!

그리고 쿄코의 백스토리를 알게 되었을 때에도 아버지의 행동이, 그리고 그로 인한 쿄코의 사상확립도, 조금씩 극단적인 면모들이 있다고 느꼈다. 사야카의 사랑 이야기도 중학생이 느끼기에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절망적이게 표현된다고 생각했고... (별개로 쿄스케 이녀석은 좀 혼나야 한다) 물론!! 애니고, 희망과 절망의 스토리이고, 완벽한 개연성을 따지고픈 것은 아니다. 그저 그렇기에 공감이 어려웠을 뿐...

 

그래서 이런 생각을 좀 했다. 최근에 자극적인 요소들로 잔뜩 버무려진 trpg들을 하도 다니다보니 이러한 요소들에 너무 무뎌지는게 아닐까 하고.. (ㄷㄷ...) 아... 큐베적 생각의 흐름만은 ...!!

 

아무튼.

그럼에도 8화를 넘어서니 캐릭터들간의 관계성이 훅훅 변화해가는게 수면위로 떠올라서 비로소 확 몰입이 되었던 것 같다. 사상대립에서 시작되어 비로소 서로의 이야기를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고, 감화되어가는 쿄코와 사야카의 이야기,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 호무라와 그로 인해 온 시리즈동안 미뤄오던(ㅠㅠ) 결정을 차차 내리게 되는 마도카. 음 ... 이렇기에 쉬핑이 존재하는 것이겠지. 개인적으로 마도카와 사야카의 관계성의 끝에는 아쉬움이 많다. 조금더 작별인사다운 작별인사를 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좋은 친구인 마도카에게는 폭언을 남기고... 쿄코와 마지막을 함께한 뒤 마녀화가 되었다는게... (물론 그래서 맛있다.)

 

마지막 몇 화를 보면서 새삼스럽게 여운을 남긴 부분은, 결론적으로 (선택지가 없었던 마미 제외) 주역 마법소녀들은 하나같이 전부 남을 위해 소원을 사용했다는 사실이다. 사야카는 사랑을 위해, 쿄코는 아빠와 가족을 위해, 호무라는 가장 소중한 친구를 위해, 마도카는 온 세상의 마법소녀들을 위해. 오롯한 해피엔딩이라고 부를 수 없는 엔딩이며, 전체적으로 절망만이 넘쳐나는 전개였으나, 어쨋든 출발점은 전부 희망이자 이타이다. 그리고 마도카가 장식한 엔딩 또한 희망이자 이타이다. 기본적인 마법소녀적 양상을 보였다는 쿄코의 행동과 사상도 마법소녀의 진실을 알아갈수록 사야카의 솔직히 배신당한 이상과 감화되어 결국에는 타인을 위한 희생으로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참 아이러니하다. 그리고 아름답다.

 

결국 사람은 자신만을 위해 살아갈 수 없다. 큐베 그리고 그의 종족과 인간들을 차별화시키는 감정이란 개념의 산물이 희생이며, 그렇기에 절망이 존재한다. 그러니 절망이란 정말로 나쁜 것이라 할 수 있나.

결론적으로 이 이야기는 희망과 절망의 이야기이며, 무엇이 사람을 사람으로 만들어주는가에 대한 정의를 내려주는 이야기로 느껴졌다.

 

그리고 작중 인류는 큐베가 말한 가축과 같지 않다. 막화에서 마도카가 증명하지 않았는가.

 

 

맺음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옥타비아 테마 브금으로. 다른건 몰라도 귀 하나는 정말 황홀한 시리즈였다.

왜 미국은 마마마 브금 유튜브들이 죄다 막혀있냐고

 

 

...자이제 내가 놓친 모든것을 위해 나무위키를 정독하러 가볼까...

극장판도 꼭 봐야지... (에바 극장판도 봐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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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e Heights 2021. 6. 28. 00:48
In The Heights

애인이 거의 1년 반을 기다렸다는(ㅋㅋ) 영화 In The Heights! 데이트 겸 드디어 봤다. 이걸로 첫 포스팅 해야지

 

개인적으로... 어떠한 창작물을 감상한 뒤 오롯한 본인의 생각만으로 감상문을 채우는 데에 두려움이 많다. 스스로의 이해력이나 통찰력이 많이 낮은 축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또 그러한 창작물들이 전하려는 사회의 메세지를 뚜렷하게 읽어낼 수 있기에는 내가 아는게 충분치 않다고 생각해서... 그리고 애초에 글을 쓰는 데에 재주가 없는 편이라. 그런데 새삼스래 생각해보니 이러한 고찰을 충분히 하지 않기 때문에 이해력이 떨어지는게 아닌걸까 싶어진다. 그래서 이것저것 좀 적어라도 보기로... 우선적으로는 본인의 견해로만 주절거려보고, 나중에 다른 분들의 감상문들이나 비판글을 읽으며 그것들을 내 생각과 대조해나가고 덧붙여나가다보면 언젠가는 나도 나름 평론다운 평론이란걸 해볼 수 있으려나.

이러한 이유로 지금부터 이 카테고리에 적어나갈 모든 글들은 매우 수면적이며 바보같이 느껴질 수도 있으니 혹시나 이 글들을 읽는 분들이 계시다면... ... 정말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들일 뿐이라고 치부하고 휙휙 넘기시길

근데 솔직히 나는 웬만하게 거지같은 영화가 아닌 이상... 뭐든 보기만 하면 아!!! 너무 좋았다 별다섯개!!! 하고 행복해하는 편이다. 비판할거리를 찾는 것보다 감동 받기가 훨 쉬운 타입.

 

역시 이 영화도 아!!! 너무 좋았다 별다섯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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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특징적으로 내 맘에 들을 수밖에 없었던 두가지 요인이 있는데:

 

1. 개인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한대 뭉쳐 공통된 목적의식을 가지는... 그런 집단적 움직임에서 깊은 감정적 흐름을 느끼는 편이라 (이게 감동일수도 역겨움일수도 있음) 이러한 뮤지컬 영화들을 보면 어쩔 수 없이 벅차오르더라. 레미제라블을 볼 때에도 그랬지만 온 등장인물들이 합창할 때에는 그냥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고임... 사실 현생에서도 무대 위에서 오케스트라와 연주할 때면 클라이막스마다 눈물과 전율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도대체 왜지? 이것도 뭔 심리적인 요인이 있는건지

그냥 내 심장이 너무 물렁한걸지도

 

2. 그리고 이렇게 소소하고도 현실적인 이야기들로만 이루어진 플롯은 대중적인 영화들과는 또다른 감동을 안긴다. 기본적인 영화들의 5막 구조는 위기랄 것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편인데, 이 영화는 그런게 딱히 없다. 위기라고 해봐야 캐릭터 개개인들의 지극히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문제들일 뿐. 등장인물들은 동네에 남아야 하는가? 떠야 하는가? 꿈이 무엇인가? 그것을 어떻게 쫓는가? 우리 모두가 개인적으로 매일매일 스스로에게 묻고 있을, 어디에도 답 없는 질문들. 이 영화는 해답을 제시하지 않으나, 그 고민을 나누는 인물들간의 대화를 보여줌으로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또 그렇게 생겨나는 갈등 그 자체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한다.

최근 보았던 영화들 중에서는 <미나리>가 생각나기도... (완전 정반대의 톤을 가졌지만 암튼)

 

little details that tell the world we are not invisible.

그럼 가장 마음에 들었던 "abuela" 클라우디아의 대사와 함께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훑어볼까.

 

크게 떠오르는 키워드들이 몇가지 있다.

1. Home

2. Family

3. Dream

4. Minority

뭐... 더 있겠지만 일단 내가 생각나는건 이정도. 그리고 이중에서도 1번 관련해 느낀 바가 많으니 이에 대해서 적어볼까 한다. (이야기할거리 정해놓고 보니 위의 인용구랑은 아무 상관도 없다.)

 

나는 라티노들이 잔뜩 거주하는 텍사스에 살고 있다. 그래서 라티노의 문화도 간접적으로 보고 듣고 체험한 경험이 적지 않다. 그들은 대부분이 꽤나 큰 가족을 가지고 있으며, 가족과 가족 간의 교류가 매우 활발하다. 편견적인 발언일수도 있지만 대개 문화가 그렇더라. 그 어느 사회를 상상하더라도 판타지적일 워싱턴 하이츠의 (온 동네가 함께 나와서 합창하고 춤을 추는 메타적 요소를 제외하더라도) 미친 단합력도, 사실 그렇게나 현실과 동떨어져있지는 않아 보인다고 생각한 이유다. 저 바깥에는 분명 저렇게 단란하고 '모두가 모두를 아는'것만 같은 사회들이 존재하겠지.

 

나는 이에 부러움을 느낀다.

등장인물들과 마찬가지의 이민자로서 같은 고민을 나누면서도, 같은 환경은 공유하지 않는다. 내가 떠나온 한국의 사회는 그만의 방향으로 계속해서 변화해가고 있으며 남아있는 인맥도 많지 않아 나는 차마 home이라는 단어 붙여가며 그것을 칭할 수 없고, 새로 정착한 이곳도 나와 같은 상황을 공유하는 이들이 적어 함께 고생하고 공감할 상대들이 없다. 미국을 완전한 홈으로 삼기에 나는 분명 완벽히 녹아들지 못했으니 언제나 방랑자와 같은 기분을 느낀다. 이게 바로 니나가 스탠포드에서 느꼈던 바와 같겠지?

 

'home'이라는 단어는 '집' 보다는 '안식처'의 의미가 크다. 그렇기 때문에 추억이 많이 담긴 장소들(고향 등)을 칭할 때에는 이곳이 내 집이다, 라며 home이라 부르는 것이다. 이 단어에는 깊은 난색을 담은 따뜻함이 녹아 있으며, 그만큼의 소중함이 빛을 띄게 된다. 수많은 해들의 감정과 기억이 그림자처럼 뻗는다, 단어 자체에 입체감이 실린다.

 

니나에게는 돌아갈 안식처가 있다. 워싱턴 하이츠. 그렇기에 이곳에 남을지, 편견과 차별이 만연한 명문 대학으로 돌아갈지 끊임없이 고뇌한다.

그렇다면 내가 돌아갈 곳은?

 

영화의 크고 사람 많고 음악 가득하고 사랑 가득한 (이는 매우 상대적인 표현들이다) 동네는 못 되지만, 내게는 작은 주택의 가족 셋이 있다. 부모님 하고 동생 하고... 이 영화는 새삼스래 느끼게 만든다, 이 작은 사회의 소중함을. 간략화된 영화나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아닌 나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훨씬 더 복잡하고 구질구질하고 때로는 외면하고픈 디테일들이 섞여 있는 사회이나, 분명 내게는 하나밖에 없는, 내가 'home'이라 부를 안식처의 힘을.

 

어찌 보면 뻔하디 뻔한 감상에, 뻔하디 뻔한 반응이나 돌아오자마자 아부지를 간만에 안아 드렸다. 이 분은 최근 위에 서술한 감상을 이 영화 없이도 매일매일 뼈저리게 느끼고 계시기 때문에 (이하개인사) 아무튼 괜히 별별 생각이 다 들더라.

 

좀더 가까운 곳에 시선을 돌려보고자 한다. 방학인 김에 이 감상에 조금 오래 젖어볼 수 있을 것 같다. 가족의 절반이 한국에 놀러가있기는 하지만... (ㅂㄷㅂㄷ... ...) ...나름대로, 눈을 떠 보면... 소속감과 외로움에 대한 위로, 안식, 공감. 멀지 않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극중 음악과 함께 맺기. 쓰다보니 뭔 에세이를 써놨네... 이 화력 어디까지 가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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