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

재밌었다!

분명 재밌었는데...

 

마블 영화들은 많이 봐왔지만... 이번만큼 극단적으로 유치함을 느끼며 본 영화는 간만인 것 같다. (ㅋㅋㅋㅋㅋ) 동생과 시청하는 내내 둘다 계속 웃음이 나와서 (아니 헛웃음이라거나.. 어이없어서 웃는 그런건 아닌데 그냥 너무 진지해야 할 순간들에도 오그라드는 유치함에 웃음이 나옴...) 죽는 줄 알았다... 나는 아직도 이 특정 씬들이 의도된 웃음포인트를 노린건지 아닌건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이게 영화가 안 좋았다는 뜻은 아니다. 뻔하디 뻔한 특정 연출들과 흐름, 대사 등등도 영화를 '안 좋은 영화'로 만들지는 않는다. 내 동생은 마블을 영화계의 소년만화라고 부르던데, 뻔함은 뻔한 이유가 있는 거니까. 마블은 그러한 진부함을 멋지게 연출하는걸 아주 잘 한다.

 

아래는 스포.

 

더보기

유치함이라 하면... 예로 아메리카의 능력 운용 방식이라던가 (허공에 펀치하면 별모양 포탈이 나옴) 닥스가 또다른 닥스와 싸울때 음악으로 싸운 것이라던가 (정말 좋은 개념이긴 한데 이걸... 영화로 보니까 너무... 웃기더라...) 닥스가 드림워킹하여 자신의 시체로 들어갔을때 좀비처럼 온 관절을 뽀그닥뽀그닥거린 연출이라거나 (내 동생은 이게 의도된 웃음포인트였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악마들에게 휩싸이는 연출이라거나 (해포 디멘터의 한 10번정도 다운그레이드된 버전처럼 보였다) (악마들은 끼요오옷 하고 비명도 지른다!)

 

뻔한 연출이라 하면... 완다의 지속적인 마녀적 연출이라거나 (빨간 눈으로 갑툭튀하는 장면들이 많아서 깜짝깜짝 놀랐엇다ㅠ 갑툭튀못보는편) 완다가 순식간에 교화당해버린 너무나 뻔한 방식이었다던가 (마녀가 되어버린 자신을 무서워하는 아이들의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물론 진부함과는 별개로 너무너무 슬퍼서 나도 같이 울었다.) 아메리카가 능력을 각성하게 된 순간의 그... 감동 없는 당연함이라던가.

 

물론 위의 모든 사항들은 마블을 볼 시 당연시해야 할 부분임은 알고 있다. 마블의 영화들 내에서도 자주 블랙코미디적으로 쓰이는 요소들이기도 하고.

 

그저 뭐랄까... 여러가지로 마블식 양산형 영화적 요소들이 눈에 분명하게 띄어 그런 감상이 들었던 영화였다. 그래도 모든걸 떠나서 영화를 즐겼냐 묻는다면 분명 나는 즐겼다! VFX가 오지는건 말할것도 없고 무엇보다 엘리자베스 올슨의 완다 연기가 가장 인상에 남았다. 전의 마블작들을 본지가 꽤 되어 앞뒤 상황이 긴가민가한 상태에서 감상했는데, 그런데도 완다의 뿌리깊은 슬픔과 절망은 처음부터 끝까지 무엇보다 강렬하게 느껴졌으니 이 배우는 얼마나 연기를 잘 하는가... 완다는 제발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완다비전을 봐야만 하겠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다.

 

(그런데 뒤늦게 이런저런 후기들을 찾아보니 영화 자체가 하나의 장대한... 완다캐붕이라는 평이 많다는걸 알게 되었다. 캐붕의흐름또한 너무나당연하게 만들어버리는 당신의 연기력이란...)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