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불같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과연 얼마나 갈까 싶었는데, 정신 차려보니 벌써 한달이 넘었다.
여러가지 새해 목표들을 세웠었지만, 그중 중요도 1순위를 매겼던 것은 단연코 건강이었다. 잘 자고, 잘 먹고, 운동하기! 적기에는 간단하지만 결코 쉬운 목표들이 아니다. 그걸 위해 일단 하루 7시간 이상 수면 + 1단계 식단조절로서 당을 줄이자는 포부를 잡았었다. 운동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그냥 매일 아침 유산소를 하기로 했다. 그렇게 이번 학기가 시작되었었다.
고작 4주 정도가 지났다. 그 사이 친구들과 함께하는 운동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일주일 5~6회 홀로 유산소였던 것에 일주일 3회 근력운동도 추가되었고 슬금슬금 루틴 비스무리한 것도 생기기 시작했다. 헬스장에서 3년을 알바하면서도 단 한번도 이곳은 나의 공간이라고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어느새 그 안에서 즐겁게 이런 저런 기계들을 도전해보고 나에게 맞는 중량을 찾아가자니 기분이 참 요상하다. 매 순간이 신기하고 뿌듯해서인지 반감이 거의 없다. 오히려 더 운동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할 정도. 아프지만 힘들지는 않은 것 같다. 그냥 재밌는 것 하면서 노는 기분이다.
그렇게 된 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변화는 바로 클라이밍이었을 것이다. 1월 27일날 근처 클라이밍장으로 첫 원정을 떠났다. 지난 학기 내내 같이 클라이밍 하자고 몇번이나 말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매번 거절했던 이유가 도대체 뭐였을까... 이렇게 즐거운데... ...
첫날부터 그곳에서의 시간을 굉장히 즐겼다. 친구들과 함께 이 문제 저 문제 도전해보면서 돌아다니는 즐거움도 있었고, 손과 팔이 벌벌 떨리는 와중에도 완등을 해내면 솟아오르는 뿌듯함이 지금껏 운동중 느껴왔던 그 어느 쾌감과도 달랐다. 무엇보다 클라이밍장의 분위기가 좋았다. 모두가 서로를 지켜보며 응원해주고 이리저리 도움을 주는 공동체의 분위기에 한 눈에 반해버렸던 것 같다.
설렘이 온 몸을 지배한다. 흥도 차오른다. 클라이밍을 하며 사귄 친구 수가 지금껏 대학 다니며 친해진 친구 수보다 많은 것 같다. 더군다나 운동이라는 세계가 내게 열리고 나니 이 친구들과 할 대화의 주제도 더욱 많아지고, 보다 많은 사람들과 생활패턴을 맞춰가며 바깥 활동을 하게 되니 사회적으로도 건강해진다.
이래서 사람들이 운동을 하는구나 싶었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불탔으면 좋겠다. 발전을 향한 갈증이 끊이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