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살인 2022. 5. 29. 17:43
공기살인

연기들이 다들 조금씩 어색했다거나, 회사 임원들을 너무 대놓고 악의 조직처럼 연출했다거나, 소소한 영화적 요소들이 걸려 시청 중 비판적인 말들을 하니 옆에서 함께 시청하고 계셨던 엄마께서 그러셨다. 이 영화는 아마 영화로서의 목적보다는 이 사건을 겪은 사람들이 이러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이 역사 속에 묻혀버리지 않도록, 기억해달라는 뜻으로 제작한 영화에 가까울 것이라고. 그렇게 보니 영화가 완전히 다르게 보였다.

비리와 죽음은 정말이지 생각보다 우리의 삶에 가깝다는걸 느꼈다. 우리 가족도 이 영화의 소재로 사용된 살균제를 사용했었다. 나는 어렸을 적 천식을 앓았었고... 조금만 잘못되었으면 우리 가족도 영화에 표현된 가족들과 비슷한 경험을 겪었으리란 사실이 무섭고 또 그걸 버텨낸 타 가족들의 이야기가 무척이나 아프게 전달되었다. 더불어 화면 너머로 느껴지는 무력함은 아직까지도 느껴진다. 드디어 이겨냈어, 와도 같은 승리의 엔딩과 함께 기업의 사람들은 감옥으로 가게 되었지만, 크레딧이 올라오기 이전, 몇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도 싸우고 있는 피해자들의 모습이 다시금 비춰지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부분에서야 비로소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이 세월호 참사와 비교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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