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grity 2022. 4. 29. 08:45

 

오늘 디자인 수업 도중 교수님께서 디자인은 밀어두고 이 단어에 대한 강의를 하셨다. Integrity! 한글로는 어째 제대로 번역할 방도를 찾을수가 없다... 청렴함? 온전함? 완전함? 사실 참 추상적인 단어다.

교수님은 이걸 대충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이라 해석하셨다. 자신이 바라는 것을 아는 것, 그리고 그걸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 사회와 문화가 강제하는 바에 수동적으로 몸을 맡기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할 용기를 가지는 것. 교수님은 약학을 공부하시다가 미술 쪽으로 길을 틀어버린 개인사가 있으셔 더욱 이 단어에 대한 애착을 가지신 듯 보였다. 그걸 들으며 기분이 참 묘해지더라. 분명 일정량의 합의점을 찾아가며 살아야 하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정말 하고싶은것만 하면서 살 수는 없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판타지같은 말들은 꼭 성공한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기에, 너무 달콤하다... 얼마전 인터뷰했던 종민씨도 이런 길만을 걸어오셨기에 멋져 보였는걸.

 

...그제 나는 첫 인턴십에 합격했다! 그런데 그 후로 마냥 기쁘지만은 못 하고 되려 더욱 심란해지기만 하더라. 나의 지향점과는 거리가 있는 일을 하는 팀이라. 하지만 거절하기에는 어쩌다보니 너무나 큰 기회다, 분명히 과분하다. 주변의 모두가 이건 잡아야 한다고 한다.

배우고싶었던 것들에 드디어 시간을 마구 쏟을 생각이었던 여름이 또다시 어긋나는 일들로 빡빡 채워지게 되었다. 겨우겨우 내가 바라는걸 알게 되었고, 그걸 향해 지금부터 걸어나가리라 다짐하며 기뻐하던게 고작 몇 달 전인데.

뭐랄까... 굴복하는? 기분이었던 것 같다. 나의 integrity에게 또한번 죄를 짓는 기분. ㅠㅠ

 

슬펐던 것 같다. 이렇게 크나큰 기회에도 마냥 좋아할 수 없는 상태라는게. 초심을 되찾고 싶다. 작고 작은 기회들과 경험들에서도 배울것을 찾고, 행복을 찾을 수 있었던 시절이 있지 않았나. 최근에는 '나의 길'을 조금이나마 찾았다는 생각에 너무나 기뻐하며 동시에 또한번 그 틀에 나를 가둬버린건 아닐까 싶다.

 

삶의 균형을 맞추는게 참 힘든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배워가는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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