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Idiots 2022. 3. 6. 05:52
Three Idiots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발리우드 영화.

본걸 또보고 또보고 또보며 곱씹고 되새김질하는걸 가장 좋아하는 나기에 이 영화를 본 것도 이번이 아마... 음... 열번째가 넘지 않았을까? 하지만 유독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한 요즘 또 이렇게 간만에 보니 감회가 새롭다. 절대로 내 기억력이 나빠서 열번 본 영화의 줄거리도 까먹었기 때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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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자면 어쩔 수 없이 어이가 없다. 시네마토그래피는 촌스럽고 (2009년도 발리우드 영환데 당연하긴 하다), 저 시대 인도 명문대들이 정말로 그랬을지 나로서는 모를 일이지만, 대학교와 교수님의 설정은 극단적이고 주인공들은 제목답게 얼간이들이다. 현실성을 따지면 뒷목을 잡을수밖에 없게 되는 플롯들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걸 넘어서 바라보자면 이 영화는 풍자로 똘똘 뭉쳐 있다. 모든 캐릭터들이 현실에 있을법한 진로적 문제를 직면하고 있으며, 악인으로서 등장하는 몇 캐릭터들(바이러스, 차투르)이야말로 더욱더 현실적인 현대 교육시스템의 폐혜를 사상으로서 대변한다. 비현실적이라 보여지는 인물은 단 하나, 모든 등장인물들에게서 인정받고 사랑받고 존경받는 주인공, 란초 (*스포일러*) 뿐. 그러나 알고 있었는가... 그는 현실인물에게서 모티브를 따온 캐릭터이다! 소남 왕축(sonam wangchuk), 인도의 엔지니어이자 교육 개혁가. 인공 빙하(Ice Stupa) 등의 에코프랜들리 엔지니어링으로 유명하고, 라다크 학생 교육 문화 운동 (SECMOL)을 창립하였다. SECMOL 캠펀스는 태양 에너지로 운영되며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하나의 체제로서 굳어버린 현실 속에서 그저 비현실적으로만 보이는 캐릭터의 사상을 정말로 세상에 전파하고 있는 사람이라니, 너무나 낭만적이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우스꽝스러운 만큼 마음 아프게 와닿는다.

 

솔직히 와닿는다 하더라도 나에게 당장의 변화는 없다. 나는 여전히 두려움에 떨며 미래를 걱정하고 성공을 걱정한다. 지금 대학에서 배우는 과목들은 내가 배우고파 배우는게 단 한개도 없다! 너무 늦은 전과로 인해 6전공을 해야 하는 바람에 수업 바깥으로 내가 원하는걸 독학할 시간도 겨우 짜내야 있을까 말까한 상태. 나는 지금 멈춰있는걸까? 지금 배우고 있는 것들이 과연 나에게 도움이 될까?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로 가는 데에 연료가 되어줄 수 있을까? 내가 하고픈 것은 뭐지? 나는 이 세상에 어떠한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수나 있는 것일까? 수많은 생각들로 시끄럽던 어젯밤의 머릿속이 떠오른다. 그에 대한 해답을 명확하게 내리기에는 내게 란초같은 현자가 없고, 라주나 파르한처럼 하고싶은 바가 명확하지도 않다. 인생은 발리우드 영화가 아니다.

 

그러나 언젠가, 내게 분명한 선택의 순간이 다가온다면 이 영화의 메세지들이 내 선택들에 어느정도의 무게를 싣게 되지 않을까.

"넌 틀린 길을 걷고 있어. 성공은 네가 따라가는게 아니야."

재능과 행복을 쫓으면 성공이 따라온다는 그 말이 진실되기를 나는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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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란초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이번에 영화 보다가 당황했다..

아니.. 저 현명한 녀석이 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데헷스러운 미소를 짓는데 왜이렇게 귀엽지

피아가 키스할래니깐 급하게 헬멧 아래로 탁 내려버리는거 왜이렇게 귀엽냔 말이다

키쪼끄만것도 귀엽고 잠깐!! 그만둬 아저씨모에화하지마...!! 그만둬....!!!!!!

 

뽀뽀받고 데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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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난 인도 노래들도 정말 좋아한다.

힌디라는 언어 자체의 뭔가... 빨리감기를 디폴트로 걸어둔것같은 억양 발음 등등도 좋아하지만...

 

함께 이 영화의 대표적인 음악을 감상하고 갑시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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