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다 2021. 12. 30. 14:37

 

ㅋㅋ

오늘 동생이 웃기다며 이걸 보여줬다. 같이 웃은 뒤 조금 생각하다 덧붙였다. 정말인 것 같다고.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는 명제 말이다.

 

이번 해, 수많은 변화들을 겪고 깨달음을 얻으며 주변인들에게 농담 삼아 자주 말했다. 나는 지금껏 생각이란걸 하지 않고 살았던 것 같다고. 그래서일까 나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만 같다. 과거의 내게도 분명 고뇌와 고통이 있었고 사랑과 즐거움이 있었지만 어쩐지 그게 정말 멀게 느껴진다. 꼭 남의 것이었던 것처럼. 나는 기억력이 원체 좋지 않다는 이유를 자주 댔었지만 그것 뿐은 아닌 것 같다.

 

요즈음 삶이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지를 배워가는 중이다. 얼마나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지, 얼마나 내 좆대로 살아도 되는지, 그런 것들. 분명 당연한 것들이고 나는 항상 알았다고 생각했었는데 참 새삼스럽게도 지금은.. '더' 배우고 있다. 이게 뭔 뜻이냐? 나도 모르겠다. 그런데 모든게 정말 새삼스럽게시리 와닿는다.

나에 대해서도 배워가는 중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싫어하는 것들, 왜 좋아하는지, 왜 싫어하는지, 그런 것들. 좋아하고 싶은 것들, 싫어하고 싶은 것들도. 사랑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슬픔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삶과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 모든건 정말 새삼스럽다는걸 안다. 그런데도 말이야.

 

어이없어 중2병인가

 

누구에게나 이런 때는 있나보다. 나는 좀 많이 늦었던 것 같다. 동생은 8학년때 통달했다고(ㅋㅋ) 하더라. 누군가는 날 때부터 그저 그러한 삶을 살았겠지.

어쨌든 지금의 나는 행복하다. 솔직히 여러모로 조급함도, 열등감도, 스트레스도 늘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 모든게 너무 달가워서 하루 하루가 재밌다. 겁쟁이 패달의 마나미가 된 기분. 와타시... 이키테루 !!

 

삶을 이루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하는 것들, 겪는 것들보다 우리가 느끼는 것들, 생각하는 것들인게 아닐까.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