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VARIUM 2021. 7. 27. 13:02
VIVARIUM

꽤 오랫동안 마랑님 추천에 트위터 추천으로 간간히 들어오던 영화... 비바리움. 오늘도 홍보트윗 하나를 마주했는데 갑자기 삘이 탁 와서 틀어버렸다. 전체적으로 크툴루 같다는 감상평들이 많이 들려왔었는데... 역시나. 찐 크툴루감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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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부터 알 수 없는 듯한 그 흐름과, 서서히 이어지는 광기, 광기로 인해 일어나는 집착증, 불화, 그리고 결국에는 이른 죽음까지... ... 자를 대고 그려놓은 것만 같은 크툴루 레일로드. 솔직히 매번 초장연적 공포를 다루는 영화를 볼때마다 이런 생각하게 되는게 조금 아쉽긴 하다... 너무 익숙해져서 그 틀에 맞춰서 감상하게 되는 것 같달까? (어라 이전 영화 감상평에서도 비슷한 소리를 했던 것 같은데) 아니면 그냥 이런 틀 자체가 대중적으로 진부한걸까. 나름 마이너한 내 관점을 믿을수가 없으니 감상에 확신을 담을수가 없다 ㅡㅡ;; 언제나 이게 내 문제다.

 

아무튼 그런 이유들로 내용 자체가 엄청 독창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후에 설명 유튜브도 하나 찔끔 봤는데.. (솔직히 크게 얻어갈만한 새로운 정보는 많지 않을 것 같아서 끊었다) 그 영상의 스피커도 내 생각과 같은 말을 하더라. 초반에 새가 나오는 장면으로 지나치게 스포일러를 한 것처럼 느껴졌다고... 새의 장면은 확실히 굉장히 직관적이고 앞으로 나올 모든 내용을 암시한다. 하지만 이 논점에서 내가 느낀 것은, 이 영화는 내용의 독창성이나 반전 (반전이 없는게 반전이었지만), 암시하는 메세지의 강력함 ... 뭐 그런 것보다는 압도적인 연출로서 밀고나가려는 느낌이 강하지 않았었나 싶은.

 

그래서 이야기해보자, 연출.

비바리움은 너무 대놓고 드러내는 공포 요소 없이 공포감을 조성하는 데에 기막힌 연출력이 있었다고 느껴졌다... 특히, 조금씩 조금씩 어머니라도 된 마냥 마음을 열어가던 젬마가 아이의 본 모습을 보게 되는 순간 순식간에 돌변해 울먹이고 절규하면서 '집에 가고 싶다'고 외던 장면은 정말 최고였다! 연기자들이 연출을 잘 했다... 그리고 구성이 심심하지 않도록 탁월했다. 셋 뿐인 등장인물, 한정된 공간, 한정된 (반복되는) 하루하루의 안에서 보여지는 느릿한 변화와 광기의 돌입, 공포감의 조성으로서 스크린타임을 빵빵하게 채워낸 느낌.

 

그리고 이건 여담이지만 젬마 액터가 너무 좋다. 특히 목소리랑 발음이 어우러지는게 너무 죠아.

 

아래는 마녀1 약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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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영화 마녀를 보다가 문득 든 생각.

마녀에서 나오는 자윤이의 아버지가 이런 말씀을 하신다. "네가 뭘로 태어났든, 우리는 널 그렇게 키우지 않았으니께." 그걸 듣자마자 불현듯 비바리움이 떠올랐다.

 

만약 부모격의 캐릭터들이 맡겨진 아이들을 정성스래, 사랑을 담아 키워줬다면? 그랬다면 아이들은 조금이라도 인간성을 키워 부모들의 탈출을 도울 수 있었을까?

...어찌됐든 영화가 의도한 딜레마는 아니었을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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